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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도서/출간도서1-그림책

<두꺼비가 간다> 개정판, 박종채 글/그림

by 도서출판 상상의힘 2022. 5. 18.

‘상상의힘 마음속 그림책’은 상상의힘에서 정성을 기울여 펴내는 그림책 시리즈로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작품들을 모아 펴내는 곳입니다. 『두꺼비가 간다』는 그 열두 번째 책으로, 박종채의 그림책입니다.

상상의힘 ‘마음속 그림책’ 시리즈 12권

두꺼비가 간다.
이 그림책 <두꺼비가 간다>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당연 두꺼비다. 두꺼비가 산란을 맞아 늘 지내던 산에서 내려와 연못 혹은 호수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길이 만만치가 않다. 인위적인 구조물들이 두꺼비의 행로를 쉼 없이 가로막고 있다. 수로가 있고, 철조망이 있고, 찻길이 있다. 그럼에도 그림책은 앞을 향해 갈 수밖에 없는 두꺼비의 고난에 찬, 그러나 경이롭고 소망스러운 여정을 담고 있다. 마침내 알을 낳고, 그 알이 부화되기까지의 여정.

두꺼비는 상징이다.
무언가를 향해 앞으로 앞으로 내딛는 발걸음은 유독 두꺼비만의 것일 수 없다. 모두의 삶은 그 자체가 어쩌면 고난의 행로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그림책은 2014년 4월 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에 상징의 초점을 똑바로 맞추고 있다.

<두꺼비가 간다>는 그림책이다.
우리 그림책은 기꺼이 현실을 담아낸다. 그러나 어린이 책에서 현실은 있는 그대로 전달되기 어렵다. 은유와 상징이 필요하다. 이 그림책은 공들인 그림과 함께 북소리로 표현되는 글, 삶을 향해 내딛는 여정으로서의 이야기가 잘 결합된 훌륭한 그림책이다.

두꺼비는 예로부터 집지킴이나 재복을 뜻하는 상서로운 동물이었다. 옛이야기 속에서 두꺼비는 콩쥐의 깨어진 항아리를 메우기도 하고, 사악한 독사와 싸워 주인을 지켜내기도 했다. 사람과 함께 늘 가까이 지냈던 이 상서로운 동물이 지금은 살기가 녹록치가 않다. 인위적으로 만든 구조물들 때문이다. 산란을 위해서는 물가를 찾아야 하는데, 다른 양서류와 달리 두꺼비는 습기 많은 눅눅한 산에서 산다. 산에서 내려와 물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농수로를 지나고, 철조망을 넘어, 찻길을 건너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은 마치 연어가 회귀하는 것처럼 장대하고 또 운명적이다.
<두꺼비가 간다>는 두꺼비의 산란을 위한 여정을 그린다. 두꺼비의 섬세한 모습은 정밀하게 화폭에 재현되며, 이 도저한 진행을 위해 글은 이야기가 아닌 소리로 갈음하고 있다. 둥, 두둥, 두두둥 이어지는 북소리와 뚜벅뚜벅 앞을 향해 내닫는 두꺼비의 행로가 엄밀하게 조응한다. 그리고 다시금 이어지는 북소리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 아름다운, 그리고 힘찬 그림책은 우리 그림책이 현재 도달한 일정한 성취를 온전히 담아내는 한편 새로운 미래를 앞질러 보여주기도 한다. 글과 그림의 조응, 이야기의 힘, 상징적 의미의 돋을새김이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담겨 있다.